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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0 / 선물] new world awaits by 란테곰. 이 글을 쓰기 전에 여기저기 물어봤다. 시간이 얼마나 빨리 간다고 느끼냐고. 하루는 생각보다 참 길다고 느끼면서 일주일은 의외로 짧다고 느끼는 경우가 종종 있었고, 한 달은 진짜 긴 시간이지만 일 년은 생각보다 엄청 빨리 지나간다고들 했다. 근데 십 년 단위를 물어봤을 때는 조금 얘기가 달랐다. 스물과 서른, 서른과 마흔, 마흔과 쉰은 다르다 했다. 십 년 동안 열 번을 겪는 똑같은 일 년인데도, 앞자리가 바뀌기 전의 일 년은 유독 생각이 많아지고 스스로를 되짚어 보게 된다고들 했다. 누군가는 그 십 년 중 한 번을 '*번째로 찾아 온 end of an era' 라고 말했다. 돌이켜보건대 난 지난 3년의 시간을 헛으로 보냈다. 아무 것도 하지 않고 그렇기에 쪼들리게 살면서 하루하루를, 한 달을, 일 년을.. 더보기
[201908 / 과일] 인생의 미로: 에일레스와 세 개의 난관 내가 이렇게 살고 있을지는, 아무도 몰랐을 것이다. 나조차도 몰랐으니까. 말 그대로 낼 모레면 마흔이 되어가는 나는 결혼도 안(못?) 하고 월세 원룸에서 하루하루 근근이 벌면서 비정규직의 위태로움 속에 살아가던 중이었다. 대체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인지 나도 알 수가 없다. 나는 쉬지 않고 열심히 산 것 같은데. 내 노력이 뭔가 부족했던 것일까. 어쨌든 내 삶은 내 마음에 들게 돌아가주지는 않았고, 그 와중에 나는 소소한 즐거움을 찾아가며 어떻게든 견뎠다. 덕분에 남들이 보기에 나는 호수 위의 우아한 백조까진 아니어도 인경호 위의 평온한 오리 정도는 됐다. 그리고 또 다시 시련이 찾아왔다. 백수가 된 것이다. (두둥) 엄격하게 말한다면, 나에게 이런 일이 있을 것이라고 아예 예상을 못한 것은 아니었다. 어.. 더보기
[201908 / 과일] 혼저 옵서예. by 김교주 더보기
[201907 / 변화] 성격이 바뀐다는 것 by 에일레스 최근에 친구가 알려준 어떤 사이트에서 MBTI 테스트를 해보았다. MBTI는 성격유형검사-라고 하는데 뭐 자신에 대해 탐색하여 진로 결정 등에 도움을 받기 위한 거라고 한다. 물론 나는 그냥 재미로 했다.. ㅎ MBTI 결과를 간단히 설명하면 요런 거라고 한다. 그리고 내 결과는 ISTJ (정확하게는 ISTJ-T) 라고 나왔다. 이 유형에 대한 설명을 한마디로 정리하면 '청렴결백한 논리주의자' 라고 한다. 설명들 나온걸 쭉쭉 읽어보면 나랑 비슷한 부분이 있는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그렇다. 그런데 재밌는 것은, 내가 10여년전에 MBTI 테스트를 했을 때는 결과가 정반대로 나왔었다는 거다. 그때 나는 ESFP 였다! 10년만에 성격에 대 변혁이 일어난 것일까? 10여년전에 나를 알던 사람이.. 더보기
[201907 / 변화] 꿈은 꿈이라서 꿈이라고 부른다 by 란테곰. 난 매번 하던 일들이 아닌 새로운 직업을 구하고 싶었다. 그동안 다양한 일을 했지만 대부분 몸을 쓰는 일이었다. 그런데 난 일이 급하거나 바빠지면 내 몸을 그닥 챙기지 않고 막 달려드는 타입인지라 일을 하다 다친 곳이 머리 어깨 무릎 발 무릎 발로도 모자랄 지경이 되었다. 그게 조금씩 쌓이다보니 일상생활에 불편함이 조금씩 생길 정도가 되었다. 오른쪽 무릎은 관절염이라는 이름의 강수 확률 예지 능력을 가지게 되었고, 왼쪽 어깻죽지는 충돌증후군이 온 것마냥 늘상 저릿저릿한 지가 벌써 2년이 넘었다. 양 다리 앞쪽은 화학적 화상 자국 때문에 반바지를 입기 힘들어졌다. 이런 저런 이유가 있다보니 자연스레 몸을 쓰는 일은 오래, 열심히 하기 힘들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쉽게 말하자면 실내에서 앉아서 할 수 있.. 더보기
[201906 / 주말] 남들처럼 by 란테곰. 내가 처음 '남의 돈' 을 받으며 했던 일은 주유소였다. - 비닐하우스에서 채소를 기르던 동네의 특성 상 우리집, 혹은 친구네 집 일을 거들며 용돈 수준도 안 되는 돈을 받았던 일들은 없던 것으로 친다. - 6시 출근 6시 퇴근, 월 2일 휴무. 분식집에 시킨 점심밥을 먹다가 손님이 들어오면 순번을 매겨서 밥 먹다가 뛰어나가 손님을 받았더랬다. 그래서 주유소에서 일할 적엔 면을 시키면 안 된다는 얘기가 우스갯소리처럼 퍼져있을 때였다. 당시 한 달에 이틀 쉬던 나에겐 추가 휴무는 말할 것도 없고, 그저 일하던 중에 밥 먹다 뛰쳐나가던 삶이 너무나도 싫었더랬다. 난 '남들처럼' 온전히 자기 점심 밥을 챙겨먹을 수 있는 그런 직장을 꿈꾸게 되었다. 그 뒤로 수많은 알바를 전전했다. 하지만 어디든 휴무 일수도,.. 더보기
[201906/ 주말] 그의 위험한 주말 by 에일레스 사진작가인 크리스는 주말을 맞아 여자친구 로즈의 부모님 집을 방문하기로 한다. 크리스는 백인인 로즈의 부모님이 흑인인 자신을 잘 받아들여줄지 걱정하지만 로즈는 태평하다. 로즈의 부모, 딘과 미시는 부부가 둘 다 의사인 전형적인 백인 중산층 가정으로 교외에 큰 저택에 살면서 흑인 고용인까지 두고 있었다. 크리스는 그들의 환대를 받으면서도 어딘가 불편해한다. 그런데 하필이면 크리스가 방문한 그 주말에, 딘과 미시가 손님들을 불러 파티를 연다는 사실을 알게된다. 온통 백인들 뿐인 파티 손님들 사이에서 크리스는 자신들을 대하는 사람들의 묘한 시선을 느낀다. 겟 아웃 (Get Out, 2017) 관람객 8.45 (2,939) 기자·평론가 7.14 (7) 평점주기 개요 미스터리, 공포 2017.05.17. 개봉 1.. 더보기
[201905 / 성장] 어른이 되고 싶어? by 에일레스 얼마 전 친구랑 대화하다가 친구가 물었다. 넌 과거로 돌아간다고 하면 언제로 가고 싶어? 내 대답은 "고 3 수능 직후" 였다. 일단 수능을 본 이후여야 했다. 또 그 학창 시절을 지나올 순 없어.. -ㅅ- 그리고 대학을 아예 다른 곳으로 가는 것이다. 그럼 뭔가 인생이 달라질 것 같은 생각? ㅎㅎ 생각해보면, 이제 어른도 한참 어른이 된 이 나이에는 이렇게 '과거의 언제로 돌아가고 싶냐'는 질문을 받게 되는 것 같다. 어릴 때는 달랐다. 장래 희망이 뭐냐, 커서 뭐가 되고 싶냐, 크면 뭘 하고 싶냐, 같은 질문을 주로 받았으니까. 그때는 정말 빨리 어른이 되고 싶었던 것 같다. 어린 시절도 나름의 즐거움은 있었지만, 어른이 되면 좀 더 많은 자유로움이 주어질 것 같았으니 말이다. 물론 어릴 때에 비해 .. 더보기
[201905 / 성장] 태어나서 살다가 죽었다 by 란테곰. 특정 장르의 글이나 만화, 게임 등등에서 주인공이라는 직종(?)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비슷한 특징이 있다. 우선 부모님 혹은 지인이 동종 직업 종사자였기 때문인 경우가 압도적으로 많다. 거기에 노력이라고 쓰고 우연이라고 읽는 과정을 통해 겁나 짱센 무기나 능력을 얻게 된다. 게다가 마침 세상을 지배하고 있는 악의 무리를 처단하기로 마음을 먹거나 내가 천하제일이라고 외치며 세상을 누빈다. 그러다 좌절도 한두번 겪고, 이별도 겪으며 자라난 뒤 마침내 내가, 혹은 우리가 겁나 짱센 사람이 된다- 가 대다수 주인공의 시작부터 끝까지다. 그걸 가능하게 만들어주는 몇몇 조건이 있다. '우주인' 등의 능력 있는 혈통을 타고 나거나 '무슨무슨 열매' 를 먹거나, 어떤 산에 사는 기인에게 1갑자의 공력을 넘겨받거.. 더보기
[201904 / 식성] 인간과 괴물의 차이 by 에일레스 ※ 이 글에는 만화 [기생수]의 내용에 대한 언급이 있습니다. 지구에 사는 누군가가 문득 생각했다. [인간의 수가 절반으로 준다면 얼마나 많은 숲이 살아남을까..] 지구에 사는 누군가가 문득 생각했다. [인간이 1/100로 준다면 쏟아내는 독도 1/100이 될까..] 누군가가 문득 생각했다. [모든 생물의 미래를 지켜야 한다.] 기생수 소년 | 19세관람가 글/그림 Hitoshi Iwaaki 누군가의 독백으로 시작하는 만화 [기생수]는 어느날 지구에 나타난 정체를 알 수 없는 기생 생물의 출현으로부터 이야기가 시작된다. 밤송이처럼 생긴 것에서 나온 작은 뱀 같은 형태의 그 생물은 인간의 귀나 코를 통해 인간의 몸 속으로 들어가고, 인간의 뇌를 잠식해버린다. 겉보기로는 인간의 형태를 유지하지만, 필요한 경..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