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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

[201010 / 가을] 올 가을엔 by 빛바랜편지 주제를 제출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군신(軍神)께 전갈이 왔다. 주제가 쉽고 흔하다 하더라도 글쓰는 일은 결코 더 쉬워지지 않았다고. 얼마 지나지 않아 나 또한 통감했다. 1년 중 가장 많은 책을 읽고 음악을 듣고 사색을 하는 계절이건만, 그만큼 많이 내어뱉었기에 글을 쓸 거리가 도통 떠오르지 않는 것이다. 뭘 쓸까 고민하며 시간을 보내며 가을이 농익는다 싶더니 벌써 춥다. 정말 우리나라도 건기와 우기의 2계절로 가나보다. 이런 급격한 환절기는 솔로들에게 더 자극이 될 뿐일진대. 내 가을엔 항상 없었다. 그렇다, 애인이 없었다. 스무살의 가을, 당시까지는 명맥을 유지하던 '세이클럽' 채팅방에서 우연히 동향이며 동갑인 처자를 만났다. 이래저래 연락하며 가까워졌고, 몇번의 만남을 통해 더욱 가까워져가고 있었.. 더보기
[201007 / 이상형] 수동적 혹은 소극적 이상형 by 빛바랜편지 처음 이 주제를 제안했을 때, '아아 이런 사람을 만난다면 너무나 행복할거야 뿌우-'하는 핑크빛 느낌을 가지고 제안한게 아니었다. 난데없는 샤방주제를 꺼내들어 부담을 느끼셨다면 필진 두 분께 무척 죄송한 마음이 든다. 실은 '정말 나와 함께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사람은 다 거기서 거기인 듯 한데.. 내가 무언가 잘못하고 있는걸까?'의 회의감과 씁쓸함에서 시작되었다. 난 사람을 만날 때, 싸울땐 싸우더라도 화해하며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을 찾고 맞춰가자는 식이었다. 극단적인 선택은 최대한 보류했다. 그것이 나 스스로, 또는 서로를 지치게 하거나 상처를 낸 다 해도 그렇게 해야 인연이 아님이 인정되었다. 최선을 다해보고 싶다는 포장지로 감싼 자기충족 혹은 이기심이 맞겠다. 상대의 단점을 보고서도 최대한 .. 더보기
[201001 / 처음] 나의 첫 사랑노래 by 빛바랜편지 나의 부모님은 나를 철저한 기독교 교리 아래에서 양육하셨다. 같은 환경에서 자란 사람은 공감하겠지만, 나는 자연히 대중문화의 수용에 있어서도 매우 보수적인 자세를 취하게 된다. 내게 대중가요는 대체로 세속적이고 질이 낮게 들렸고, 관심도 가지 않으며 즐겨 듣지도 않던 것이었다. 특히, 지겹게도 만나고 헤어지며 웃고 또 우는 그런 사랑노래를 부르는 어린 가수들은 경멸의 눈으로 바라보기까지 했다. 좀 더 자란 고등학교 시절엔 기숙사 생활을 했다. 살던 곳이 낙후된 중소도시였지만 교육열은 강남지역 못지 않았기 때문에, 기숙사생들은 저녁 일곱시에서 자정까지 독서실형의 자습실에서 내내 공부해야 했다. 쉬는 시간에는 친한 친구들끼리 장난을 치거나 수다를 떨고, 공부시간엔 몰래 이어폰을 끼고 음악을 듣는 것이 낙의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