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썸네일형 리스트형 [201012 / 연극] 더이상 그대의 연극은 싫지만 by 빛바랜편지 어장관리 한 번 당해보지 않은 자가 있을까. 모태솔로라 할 지라도 (단 모태솔로라면 자신이 어장관리를 당했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할 공산이 크지만) 어장관리 한 번 쯤은 당해보았을 것이다. 어장관리는 ‘자기 갖기는 싫고 남 주기는 싫다’거나 ‘그저 친구. 외로울 때 데이트 할 수 있는 가벼운 상대’ 부터 시작해서 심지어 ‘섹스파트너’ 등을 위시한 탐욕의 결정체다. 수능 시험을 치루고 나서 너무 따분한 일상에 사람냄새를 맡고싶어 찾은 곳이 바로 마성의 ‘스카이러브’였다. 지금은 버디버디와 더불어 문란함의 온상이 되었지만 당시엔 풋풋함을 간직하고 있었다. 그 곳에서 음악 등 관심사가 비슷한 한 누나와 친해지게 되었고, 대학입학과 동시에 시작된 서울생활을 이끌어줄 만한 도움을 받게 되었다. 그 누나는 남자 ‘친.. 더보기 [201012 / 연극] 준비되지 않은 자의 말로. by 란테곰 “파도가 밀려온다, 쏴~ 아~” 초등학교 4학년 2학기로 기억한다. 석수(石手)라는 자신의 직업에 만족하지 못한 그가 꿈에서 다른 직업, 다른 위치에서의 삶을 살아보고, 꿈에서 깨어난 뒤 자신의 ‘주제’에 맞는 직업을 고른 것을 다행으로 여기며 다시 돌을 깎는다는 내용의 연극이 국어책에 실려 있었다. 요즘의 영악한 아이들에겐 씨알도 먹히지 않을 이야기겠지만, 새 학기를 맞아 책을 받으면 언제나 국어책의 맨 뒤에 실린 연극과 중간 중간 실린 소설을 먼저 읽으며 감동하곤 했던 그 당시의 내겐 꽤나 흥미진진한 내용이었다. ‘겨울방학이 되기 전엔 이 연극을 학교에서 하겠지? 그렇다면 꼭 이 석수의 역할을 해 보고 싶다.’ 라는 생각도 그 때 가지게 되었고. 내 뜻이 닿았는지, 아니면 그저 선생님이 무언가를 해보.. 더보기 [201012 / 연극] 당신 안에 있는 또 다른 얼굴 by 에일레스 ※ 본 글은 영화 의 결말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저는 어느 날엔가. 퇴근하는 길에 종로 거리에 가득한 사람들을 보며 묘한 기분에 휩싸인 적이 있습니다. 이 평범해보이는 사람들 중에 '보이는 것과 다른' 사람들이 얼마나 많을까, 하는. 뉴스를 보면 연일 '믿기지 않는' 이야기들이 사회면을 장식합니다. 어제는 유학까지 갔다온 멀쩡한 청년이 길에서 모르는 여자에게 칼을 휘둘러 사람을 죽였다고 합니다. 얼마 전에는 지하철에서 잠든 젊은 여자를 성추행한 40대 아저씨가 사람들의 공분을 산 적도 있습니다. 방송에서 한없이 밝고 명랑한 모습을 보였던 한 남성 연기자는 마약을 밀반입해서 상습 복용한 혐의로 구속되었고, 몇해 전에는 웃는 모습이 아름다웠던 한 여성 연기자가 우울증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기도 헀습니.. 더보기 [201012 / 연극] 봐요 지금, 거울 속의 당신을. by 김교주 실제로든 아니든, 우리는 누구나 자기만의 서가를 갖고 있습니다. 선호하는 작가, 즐겨 읽는 책, 좋아하는 분야가 저마다 달라서 그 서가에 꽂힌 책들의 분류법 또한 차이를 보이게 마련일 겁니다. 제 서가에서, 모파상은 오헨리, 김동리와 더불어 반전과 풍자의 제왕 자리에 앉아 있습니다. 목걸이 카테고리 소설 > 프랑스소설 지은이 기 드 모파상 (생각의나무, 2010년) 상세보기 유명하다 못해 닳고 닳았다고 해도 좋을 정도인 이 작품은 단편 소설의 교과서라 불릴 정도로 그 구성과 내용면에서 모파상의 다른 훌륭한 작품들 가운데서도 압권입니다. 그리고 이 짧은 작품 속에서 우리는 어떤 연극을 발견하게 되지요. 연극이란 무엇인가요. 국어 사전에 따르면 연극이란 1. 배우가 각본에 따라 어떤 사건이나 인물을 말과 동.. 더보기 [201011 / 친구] 벗 by 빛바랜편지 꼬맹이 시절부터 대인관계가 썩 원만하지 않았다. 욕심은 많지만 마음이 약해 싸움이 붙으면 늘 지고 집에 돌아와 어머니는 속상해하셨다. 그 때부터인가, 나는 내 기준에서 좋고 싫은 사람을 금세 갈라버리고서 인맥을 재단하는 습관이 생겼다. 아무리 어린 나이라고 하더라도 내 친구의 친구라거나 나에게 도움이 되는 친구들은 못내 좋은척 친한척을 하며 관계를 그럭저럭 유지해나가는게 기본이었다. 그러나 난 성숙해가면서도 여전히 그런 부분에 미숙했다. 고등학교 시절, 가장 친했던 친구 중 하나가 당시 내가 생활했던 기숙사 학생들의 오피니언 리더 중 한 명이었다. 어느 날, 그 친구에게 말실수를 크게 한 나머지 그 것이 밝혀져 그 친구는 물론 그 친구의 세력(?) 전부가 나에게 등을 돌렸다. 그 와중에서도 내 옆을 지켜.. 더보기 [201011 / 친구] 그러니까 당신도, 살아. by 김교주 아주 오래도록 고민하고 책을 골랐다. 친구라는 말이 주는 알 수 없는 향수에 이끌려 폭풍의 언덕이니 셜록홈즈, 아낌없이 주는 나무 같은 책들을 떠올리기도 했다. 그러나 어제밤 서가를 다시 한 번 돌아보다가 친구라는 말에 갇혀 있던 나를. 친구라는 표제어를 우정과 혼동하고 있었던 나를 알았다. 미리 말하지만, 이 책은 결코 우정을 이야기하고 있지 않다. 그러나 이 책의 저자 오히라 미쓰요의 삶 속에서 친구라는 존재들이 어떻게 역할했는지를 이야기해보고 싶었다. 그러니까당신도살아(개정판) 카테고리 시/에세이 > 인물/자전적에세이 > 자전적에세이 지은이 오히라 미쓰요 (북하우스, 2010년) 상세보기 이런 류의 책들이 대부분 그렇듯이 이 책 또한 자전적 에세이의 기본적인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 더보기 [201011 / 친구] 그리워하네. by 란테곰 사실, 얼마전 블로그 이웃들과 함께 하는 공동포스팅에서 '내 생애 봄날은' 이라는 제목으로 친구에 관한 글을 쓴 적이 있었다. 지금 얘기하려 하는 것도 딱 그 때의 친구들과 함께 할 적의 얘기를 하려 하니, 그 글을 기초로 해 살을 덧대는 방식으로 글을 써보려 한다. 그러므로, 그 글을 미리 한 번 읽어주는 것이 이 글의 이해를 도울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용인에서 대구로 내려온 첫 해. 창문 한 쪽으로 머리 하나가 겨우 출입이 가능할 정도로 작은 창문과 드르르륵이 아닌 끼이이익 소리가 나는 철제 미닫이 문 하나로 구성된 컨테이너 방에서 첫 여름을 나느라 무척이나 고생을 했더랬다. 유월, 칠월, 팔월. 석 달 사이에 선풍기 세 대의 모터가 탔고, 친구가 보내준 라면을 아침 일곱 시에 끓여먹음에도 불구하고.. 더보기 [201011 / 친구] 그리워라, 그 시절 by 에일레스 문득 정신을 차려보니 나는 어딜 가든 '무시당하지 않을만한' 나이가 되어 있었다. 직장 생활을 한 것도 벌써 5년차가 되었고- 고등학교를 졸업한 건 벌써 10년이 지났다. (이 부분에선 울자. ㅠㅠ) 나이를 먹으면서 확실히 느낀 것은, 나이가 많아질수록 '사람 사귀기'가 힘들다는 것이다. 직장에서 만나는 사람들은 아무래도 학교 다닐 때 만나던 친구들만큼 가까워지기 어렵기 마련이다. 일단 '친구'라는 말 자체를, 나이 먹어서 만난 사람들에게는 잘 안 붙이지 않나. 그래서 '친구'라는 주제를 받고 딱 떠오른 작품이 있었다. 여고를 다닌 사람이라면, 그리고 여고를 다니지 않았더라도 고등학교라는 곳을 경험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만화'. 이빈 작가의 [걸스(Girls)] 라는 작품이다. 걸스1 카.. 더보기 [201010 / 가을] 올 가을엔 by 빛바랜편지 주제를 제출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군신(軍神)께 전갈이 왔다. 주제가 쉽고 흔하다 하더라도 글쓰는 일은 결코 더 쉬워지지 않았다고. 얼마 지나지 않아 나 또한 통감했다. 1년 중 가장 많은 책을 읽고 음악을 듣고 사색을 하는 계절이건만, 그만큼 많이 내어뱉었기에 글을 쓸 거리가 도통 떠오르지 않는 것이다. 뭘 쓸까 고민하며 시간을 보내며 가을이 농익는다 싶더니 벌써 춥다. 정말 우리나라도 건기와 우기의 2계절로 가나보다. 이런 급격한 환절기는 솔로들에게 더 자극이 될 뿐일진대. 내 가을엔 항상 없었다. 그렇다, 애인이 없었다. 스무살의 가을, 당시까지는 명맥을 유지하던 '세이클럽' 채팅방에서 우연히 동향이며 동갑인 처자를 만났다. 이래저래 연락하며 가까워졌고, 몇번의 만남을 통해 더욱 가까워져가고 있었.. 더보기 [201010 / 가을] 가을을 타고 왔다 간 사랑 by 에일레스 사람들은 흔히 과거를 미화해서 기억하곤 한다. 그리고 그것을 추억이라고 부른다. 과거에 겪은 어떠한 나쁜 일도 시간이 지나면 다 추억으로 남는다고 한다. 죽을만큼 힘들었던 일도, 아팠던 일도, 화나고 억울했던 일도, 지나고 나서 보면 다 웃으며 떠올리는 일이 된다고 말한다. 그래서인지, 과거의 기억을 그리는 영화들도 대부분 아름답게 그려진다. 사건 자체는 더럽고 추악할지라도, 그 때의 하늘은 아름다웠고 그때의 바람은 향기로웠고 그때의 우리들은 참 해맑았다.. 뭐 그런 식이다. 대표적인 예로 곽경택 감독의 를 생각하면 되겠다. 내가 를 좋아하는 이유는, 이 영화가 그런 시각에서 한발짝 떨어져있는 느낌이어서 그런 것 같다. 제목에도 포함되어 있듯, 이 영화는 지나간 과거의 '잔혹'했던 개인사를 담담하게 그린.. 더보기 이전 1 2 3 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