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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201712 / 오류] 아 다르고 어 다른 이틀 by 란테곰. 1. 아침은 밥에 물을 말아 먹으며 때웠다. 1-1. 아침 식사로 밥에 물을 말아 먹기 위해 일부러 자기 전 밥솥에서 밥을 한 그릇 퍼놓고 얇은 뚜껑을 덮어 식혔다. 다만 된 밥일 경우는 예외다. 애초에 된 밥은 물에 말아먹을 생각을 하지 않는 편이 좋다. 살짝 질게 된 듯한 밥을 하자마자 바로 옮겨 세워놓은 뒤 천천히 식힌 밥이라면 최고다. 그런 밥일수록 밥에 말은 물에서까지 단맛이 난다. 마치 호랑이 기운이 솟아나는 시리얼에 우유를 말아(?) 먹을 적에만 맛볼 수 있는 우유맛처럼. 뜨거운 밥을 바로 말면 물도 뜨거워지기 때문에 좋지 않다. 찬밥에 부어줄 물이라면 암만 좋게 봐줘야 미지근한 물 정도고, 그나마도 생수나 정수기 물은 옳지 않다. 맑은 지하수등이 좋은데 그게 안된다면 우리집처럼 끓여서 먹는.. 더보기
[201712 / 오류] Lost In Translation by 에일레스 기술 전문가인 라이언 스톤 박사는 허블 망원경의 오류를 수정하기 위해 나사에서 교육을 받고 우주로 파견되어 있다. 넓고 고요한 우주공간에서, 라이언은 경험 많은 우주비행사인 맷 코왈스키와 함께 임무를 수행하던 중이었다. 러시아에서 폭파시킨 인공위성의 잔해가 몰아쳐오기 전까지. 그래비티 (Gravity, 2013) 관람객 9.26(65) 기자·평론가 8.67(9) 평점주기 개요 SF, 드라마2013.10.17 개봉90분미국 외12세 관람가 감독 알폰소 쿠아론 출연 산드라 블록, 조지 클루니, 에드 해리스, 에릭 미쉘즈, ...출연자더보기 내용 지구로부터 600km, 소리도 산소도 없다. 우주에서의 생존은 불가... 줄거리더보기 관련정보 명대사, 네이버 영화 - 중력과 싸우는 연기력 산드라 블록, 이동진 평.. 더보기
[201711 / 연애] 그는 당신에게 반하지 않았다니까 그러네 by 에일레스 한동안 연애 지침서들이 쏟아져 나온 적이 있었다. 여성의 입장에서, 남성의 입장에서 각각 연애를 바라보고 어떻게 해야 좋은 사람을 만나고, 사랑을 얻을 수 있는지, 행복한 연애를 할 수 있는지를 알려주는 책들이 엄청 많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소위 픽업 아티스트라고 불리는 자들의 책들도 그런 시류에서 나오지 않았나 싶다. 오늘 얘기하려는 영화도, 그러한 연애 지침서 중 하나를 바탕으로 해서 나온 영화이다. 그는 당신에게 반하지 않았다 (He's Just Not That Into You, 2009) 네티즌 7.70(2,323) 기자·평론가 5.93(7) 평점주기 개요 멜로/로맨스, 코미디2009.02.12 개봉129분미국 외15세 관람가 감독 켄 콰피스 이 영화는 다섯 명의 여자와 그들 각각이 겪는 연애사에.. 더보기
[201711 / 연애] 란테곰 탄생기. by 란테곰 70년대 후반, 내천을 중심으로 마을이 반으로 나뉜 용머리마을에 한 남자가 살고 있었다. 그의 이름은 연이었다. 내천 왼쪽에서 자그마한 구멍가게를 운영하던 부모님과 그를 돕던 형제들과 함께 살던 연은 가족에게 있어서 애물단지였다. 가게를 돕기보단 냇가 건너 작지만 음식 솜씨가 좋기로 유명한 식당의 아들인 춘과 어울려 밤마다 술을 퍼마시기 일쑤였기 때문이었다. 가족들은 동네에서 소문난 말썽쟁이였던 춘과 연이 어울리는 것을 탐탁지 않게 여겼으나 연은 전혀 개의치 않고 춘과 어울려 하루하루를 보냈다. 가족들은 둘을 떼어놓기 위해 연에게 조금 먼 곳에 일자리를 구해주는 등 다양한 시도를 해보았지만 월급만 들어오면 연은 춘과 어울려 그 돈을 순식간에 탕진해버리는 등 전혀 달라지는 것이 없었다. 어느 날, 연은 춘.. 더보기
[201710 / 흰머리] 새하얗게 by 에일레스 마리 앙투아네트 증후군(Marie Antoinette syndrome)이라는 것이 있다. 프랑스 혁명 당시 마리 앙투아네트의 머리가 하룻밤 새 하얗게 세어 버린 것에서 비롯된 명칭이다. 정확한 원인은 불명으로, 극심한 공포나 분노, 스트레스 등을 겪는 것이 원인으로 생각된다고 한다. [유토피아]를 쓴 토마스 무어도 사형 당하기 전날 머리가 하얗게 세었다고 하는 등, 역사 속에서 몇몇 인물들에 대해 이러한 현상이 있었다고 한다. 가깝게는, 문재인 대통령도 30대 중반이던 1987년에 노태우가 대통령 당선되는 과정을 보며 스트레스를 받아 20여일간 몸살을 앓고 났더니 머리가 세었더라는 말을 한 적이 있다. 오늘 얘기하려고 하는 것은, 마리 앙투아네트 증후군을 보이는 인물이 나오는 작품이다. 내일의 죠 두번째.. 더보기
[201710 / 흰머리] 술자리 by 란테곰. 오랜만에 만났으니 악수를 하자며 내민 손에는 거칠어졌다는 말로는 모자랄 정도로 굳은살이 여전히 손바닥 전체에 박혀있었다. 냉장고에서 소주를 한 병 꺼내 맥주잔 두 개에 가득 채우고는 한 잔을 쭈욱 마신 뒤에야 식사를 시작하는 그의 얼굴엔 세월의 흐름과 삶의 풍파가 새까만 피부와 깊은 고랑으로 여기저기 흔적을 남겨두었다. 어렸을 적 머리에 화상을 입어 속알머리 없이 살아왔다던 그의 머리 위엔 왼쪽을 길게 길러 덮어놓은 머리칼이 있었다. 그나마도 속이 훤히 보일 정도로 휑한데다 희끗희끗하다는 표현으로는 부족할 정도로 흰머리의 비중이 높았다. 넌 안 먹냐. 집에서 혼자 술 자주 마시긴 하는데 그럴 때는 소주 안 마셔요. 정말 힘들 때 아니면. 오늘은 혼자 아니잖아. 마셔도 되겠네. 아이고 참, 핑계가 없네요... 더보기
[201709 / 역모] 끝판왕 by 란테곰. 열 살 무렵 나는 아버지에게서 장기를 배웠다. 졸은 이렇게 움직이고 차는 이렇고. 그렇게 기본을 가르쳐주신 아버지는 나와 함께 장기를 두는 것을, 아니 나에게 장기를 가르쳐주는 것을 즐기셨다. 처음은 한쪽 차포마상을 다 떼고 붙는 장기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 당연히 - 계속 졌다. 명절 때 친척 어른들에게 천재라는 소리를 들으며 자랐고, 시험만 보면 1등을 하던 당시의 내겐 패배라는 그 자체가 너무나 싫은 경험이었다. 처음엔 지는 것이 싫어 나름 열심히 했으나 줄곧 깨지기만 하면서 점차 흥미를 잃어갔다. 그러다 같은 동네에 살던 형들과 장기를 두게 되었는데, 아부지랑 두면 맨날 지던 것에 비해 그 형들과는 엎치락뒤치락 할 수 있었다. 이게 뭐야? 나보다 나이 많은 형들인데? 왜 이 수를 못 읽지? 라.. 더보기
[201709 / 역모] 아름다운 라스트신 by 에일레스 대학 다니던 시절의 어느 날이었다. 영화관에 갔는데, 곧 개봉 예정인 영화의 포스터가 판넬로 제작되어 놓여 있었다. 거기서 초면인 어떤 배우의 얼굴을 보면서 어머 정말 예쁘게 생겼다- 라고 생각했던 기억이 난다. 그 포스터가 바로 이것이었다. 그리고 내가 예쁘다고 생각했던 사람은 당연히 이준기.. 얼마 후 영화가 개봉했고, 영화는 알음알음 소문을 타며 점점 흥행을 하기 시작했다. 이 영화는 관객들로 하여금 'n차를 찍는다'는 개념을 만들어낸 최초의 영화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당시 인터넷 게시판마다 '몇차를 찍었다'고 하는 글들이 어마어마하게 올라왔었다. 그렇게 이 영화는 그 전까지 한국영화 흥행 1위였던 를 제치고 1위에 오른다. 얼마 후 에게 1위를 내주긴 하지만 말이다. 조선 시대에 광대란 하층민 중.. 더보기
[201708 / 포기] '포기를 모르는 남자'에 대하여 by 에일레스 지금 생각해보면, 참 이상한 일이다. 내가 어렸을 땐 어쩜 그렇게 좋아하는 것들이 많았을까. 중고등학생 때까지의 나는 정말 좋아하는 것들이 많았다. TV를 좋아했고, 드라마도 좋아했고, 영화도 만화도 많이 봤다. 음악도 좋아했고, 글쓰는 것도 좋아했다. 농구도 좋아했고, 프로야구도 좋아했다. 좋아하는 배우나 가수를 꼽으라고 하면 한명만 말하는게 너무나 어려웠다. 장래 희망도 몇 번쯤 바뀌었던 것 같다. 학교 선생님들도 좋아했고, 친구들도 좋았다. 세상엔 싫은 것보단 좋은 것이 훨씬 많았다. 어른이 되어 가면서, 좋아하는 것들을 점점 잃어가게 된 것 같다. 요샌 드라마를 거의 보지 않는다. 영화도 전처럼 열심히 안 보고, 음악은 거의 듣던 것만 반복해 듣는 것 같다. 스포츠 쪽엔 관심 끊은지 오래됐고, 좋.. 더보기
[201708 / 포기] 절념. by 란테곰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내 앞길은 말 그대로 깜깜했다. ‘눈 감아봐. 깜깜하지? 그게 니 미래야.‘ 로 대표되는 군대 농담의 그것과 똑같았다. 그나마 그곳은 정해진 시간만 지나면 해결되지만 내 쪽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 문제였다. 게다가 그때 당시의 난 세상 모든 절망을 혼자 짊어진 채 수렁에 빠져있었다. 더 나은 삶을 위해 아무 것도 노력하질 않으면서 삶의 질적 변화를 바라는, 말 그대로 잉여였다. 바닥인 경제력과 비례해 자존감은 한없이 낮아졌고 우울증 비슷한 증세까지 있었다. 동생이 아파 병원에 데려가는 날을 제외하면 방바닥에서 의자, 화장실과 냉장고까지가 하루의 이동 경로 전체인 날이 많았다. 그 와중에 연애를 했다.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은 딱 하나 시간 뿐이었지만 상대는 그것을 나와 함께 나누..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