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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201706 / 직장] 새 직장이 사람에게 미치는 영향. by 란테곰

 

물류관리팀으로 새 직장을 다니게 된 지 한 달이 조금 넘게 지났다.

 

같이 일하는 분들의 이름과 얼굴이 외워졌다. 옮기고 챙겨야 하는 것들의 이름을 몰라 허둥대는 것이 줄었다. 더웠다 추웠다 하는 것도 익숙해졌다. 윗사람의 지시는 간소해졌고 내 질문도 줄었다. 시키기 전에 움직일 수 있게 되었다. 스케줄에 따른 준비도 미리 할 수 있게 되었다. 여유가 생기면서 같이 일하는 사람들에게 조금씩 배려할 수 있는 부분이 생겼다. 인정받는 부분도 생겼다. 나보다 늦게 들어온 신입에게 가르쳐줄 수 있는 부분도 생겼다. 눈치껏 할 수 있는 것들이 조금씩 생겼다.

 

회사에서 점심은 물론 아침까지 먹게 되면서 식사량이 줄었다. 아주 조금이지만 살도 빠지기 시작했다. 출근 카풀에 늦지 않을 수 있음과 동시에 집에서 가장 늦게 출발할 수 있는 시간을 확정했다. 밝은 노래를 찾아듣게 되었다. 에 비해 삶을 계획할 수 있게 되었다. 보다 긍정적인 사고를 할 수 있게 되었다. 목소리가 밝아졌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웃음이 조금 늘었다

 

일의 강도에 비해 급여가 나름 만족스럽다. 많다는 건 아니다.


야구를 끝까지 못 보고 잠을 청하는 경우가 많아졌다시간이 남으면 무조건 잠을 자게 되었다. 혼술의 빈도도 양이 확 줄었다. 손바닥에, 손가락에 굳은살이 새로 자리했다. 일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적에 자키에 찍힌 왼발 안쪽이 아직 아프다. 오른쪽 어깨가 좋지 않다. 손목도 좋지 않다. 목욕탕을, 마사지를 늘 갈구하게 되었다. 저번 주에 파렛트에 부렸던 짐이 떨어질 적에 찍힌 왼발 엄지발톱 부근에서 매일 피가 나와 양말을 적신다. 발톱은 죽었는지 전체가 허옇게 떴다. 퇴근 후 샤워를 하고 나면 꼼짝하기 싫다. 키보드를 두드리고 있으면 엄지손가락 뿌리 쪽 두꺼운 근육에서 쥐가 나는 기분이 든다. 어제 첫 회식을 해서 12시에 집에 와 새벽 6시 출근을 하느라 마감에 하루 늦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