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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201704 / 먼지] 우리는 답을 찾을 것인가. by 에일레스

 

언젠가부터, 해마다 봄이 되면 황사 이야기가 나오곤 했다. 황사는 중국과 몽골 지역의 사막에서 불어오는 흙바람이라고 했다. 사막화로 인해 황사가 점점 심해지면서 나무 심기 운동을 벌이기도 했고, 우스개소리로 중국에서 인기 많은 한류 스타들이 나무 심자는 말 한마디만 해주면 좋겠다는 댓글도 종종 올라오곤 했다.

 

그러나 이제 '황사'라는 말은 더이상 사용되지 않는 것 같다. 대신 '미세먼지'라는 단어가 등장했다. 사실 이 단어도 정확하지 않다. 왜냐면 미세먼지는 그냥 단순히 흙먼지가 아니라 , 납과 같은 중금속도 섞여 있는 유독 물질이기 때문이다. 보도에 의하면 미세먼지 속 중금속의 87%가 중국 동해안의 공업지역에서 왔다고 한다.

이러한 미세먼지는 호흡기를 통해 바로 폐로 유입되고, 배출이 잘 되지 않아 몸 안에 축적되기 때문에 그 위험성에 대해 많은 경고를 하고 있다. 피부 트러블은 물론이고 장기적으로 호흡기 계통 질환의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요새는 미세먼지에 대한 대책으로 미세먼지를 막을 수 있는 마스크를 쓴다거나 하는 여러 대책이 논의되고 있다.

물론 원인을 없애면 가장 좋겠지만.. 그게 쉽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나의 경우는-

사실 나는 알레르기성 비염을 가지고 있다. 예전에 약식으로 했던 알레르기 검사에서 나는 집먼지 진드기에 높은 알레르기 반응을 보인다고 했다. 하지만 먼지가 없는 환경은 별로 없으니까- 꽤 고생을 했었다. 비염 수술도 했었는데, 비염 수술이 체질을 바꾸는게 아니다 보니 수술 효과는 오래 못 갔다.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 정도까지 정말 심했던 것 같다. 요즘에는 나이를 조금 더 먹으면서 체질이 살짝 바뀌었는지 전처럼 비염 반응이 심하지는 않은데, 아무래도 미세먼지에 대한 걱정을 안 할 수가 없어서 처음으로 공기청정기도 사용하는 중이다.

미세먼지로 인한 호흡기 반응은 아직까지는 확 느껴지지는 않는데, 피부는 좀 반응이 오는 것 같기도 하다. 안그래도 피부가 좀 예민한 편이긴 한데, 뭔가 자꾸 가려움 같은게 느껴지고 뭐가 막 나는 것 같다. 물론 이게 미세먼지 때문인지 정확하지는 않다..

 

이런 상황들을 보고 있자니 문득 어떤 영화가 떠올랐다.

그것은 바로 이 영화.

 

 

 

인터스텔라 (Interstellar, 2014)

관람객 9.11(16,643)
기자·평론가 7.90(10) 평점주기
개요 SF2014.11.06 개봉169분미국 외12세 관람가
감독 크리스토퍼 놀란
내용 세계 각국의 정부와 경제가 완전히 붕괴된 미래가 다가온다. 지난... 줄거리더보기
부가정보 공식사이트

 

가까운 미래.

세계는 환경오염으로 인해 거의 붕괴되어 있다.

엔지니어이자 조종사 출신인 주인공 쿠퍼는 아들 톰과 딸 머피를 키우면서 옥수수 농사를 지으며 살고있다.

 

 

 

 

과거를 회상하는 노인들의 인터뷰 형식으로 들어간 그 시대의 묘사는, 마치 지금의 현실이 죽 이어져 그런 모습으로 되었을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이런 마스크를 쓰면서 생활하는 거 말이다. 너무나 지금의 현실과 이어져있는 것 같지 않은가.

 

 

 

 

톰과 머피의 학교에 학부모 상담을 하러 간 쿠퍼는 아들 톰이 대학갈 능력은 되지 않으며 훌륭한 농부가 될 것이라는 선생의 말을 듣는다. 선생은 단언해서 말한다. 지금 세상에서는 엔지니어는 필요 없다고. 

 

 

 

머피의 담임 선생은 인류가 달에 간 역사조차도 조작이었다고 말하며, 학생들에게 우주가 아닌 지구에 대해 가르쳐야 한다고 말한다.

그들이 사는 세상은 과학과 같은 문명도 거의 사라졌고, 인류가 먹고 살 식량 부족이 가장 큰 문제로 떠올라 있기 때문이다. 나사(NASA)조차 해체되고 MRI 같은 의료 시설도 없어진 세상에서 사람들은 먹고 사는 것에만 중심을 둔다. 우주로 향하는 꿈은 쓸데없는 것으로 취급되고, 지구에서 살아남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이 된다. 쿠퍼는 그것을 이해하지 못한다.

 

 

 

특정한 문제가 발생했을 때, 어떤 사람들은 알고 있는 방법으로, 안전한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한다. 일반적으로 그것을 보수적-이라고 말하는 것 같다. 이 영화에서 황폐화된 지구의 문제를 사람들은 그 안에서 해결하고자 한다. 과학을 연구하고, 우주를 연구하고 개발하는 것을 쓸데없다고 말하면서 말이다.

다행히, 이 영화가 지향하는 바는 그런 것은 아니다. 나사는 비밀리에 연구를 계속하고 있었고, 인류가 살 수 있는 새로운 장소를 찾기 위해 드넓은 우주의 길을 헤맨다. 그것은 쉽지 않고, 오래 걸리고, 현재의 삶을 포기해야 하는 일이지만, 그것이 진짜 '필요'한 것임을 아는 쿠퍼는 사랑하는 딸 머피의 눈물과 만류에도 불구하고 우주로 떠난다.

그리고 아주 어렵게 그들은 답을 찾는다.

 

 

 

세상에는 이미 많은 문젯거리들, 논쟁거리들이 산재해있다. 그것들에 대해 얼마나 보수적인 시각을 가질지, 혹은 변화를 꾀하려는 진보적인 시각을 가질지는 개인의 판단일 수도 있다. 살기가 힘들어질수록 사람들은 좀 더 안전한 시각을 택하는 것 같기도 하다. 최근의 세상 돌아가는 모습을 보면서 그런 생각을 많이 했다.

하지만 진짜 세상이 발전하는 방법은 좀 더 나아가는 발길에 있다고 본다. 마침내 원하던 답을 찾아내 유레카를 외치는 머피처럼, 마침내 인류가 머무를 수 있는 새로운 땅을 찾아낸 브랜드처럼, 현재에 머무르지 않고 더 좋은 것을 향하려는 노력이 있어야 결실도 있을 수 있을 것이다.

 

나는 곧 다가올 대선이, 그런 발전을 위한 발걸음의 하나라고 생각한다.

부디 세상을 위해 좀 더 나아가는 선택을 하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