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거짓말을 하는 이유는 아주 분명합니다. 무언가 원하는 것이 있기 때문이죠. 숨기고 싶은 게 있든, 갖고 싶은 게 있든, 거짓말을 통해 자신이 얻을 수 있는 뭔가가 존재하기 때문에 여러 가지 위험(?)과 도덕적 비난을 감수합니다. 그래서 언제나 거짓말이란, 그 뒤에 욕망이라는 쌍둥이 형제를 숨겨놓고 있게 마련입니다.
그리고 이 숨겨진 쌍둥이 형제를 아주 처절하게 조각조각 찢어발겨 그 해체된 시신을 드러내보여주는 박완서 선생의 작품이 여기 있습니다.
미혼모 자명이 폴짝폴짝(?!) 살랑살랑, 가벼운 발걸음으로 점집에 들어서는 도입부 부터가 아주 평이하지는 않습니다. 그녀가 아들이 얽힌 문제에 있어 사람들을 대하는 방식, 자신의 아들과 그 아들의 친부를 기리는 방식 같은 것들은 비상식적이고 일견 기묘합니다. 그리고 이것은 어떻게 보면 그녀 자신을 위한, 그리고 아들을 위한 자기 방어적 거짓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이의 아버지가 죽었음을 분명히 알고 있지만 그것을 인정하지 않는 태도.
하지만 그녀의 이런 연약한 거짓말을 눈치채는 사람, 갑부집 아들 민우가 나타나면서 그녀의 거짓말에는 균열이 생깁니다. 심지어 민우는 자명에게 손을 내밀어 혼인을 청하죠. 그리고 생뚱맞게도 자명은 그의 손을 잡아 그 청혼을 받아들입니다. 과연 민우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걸까요?
적실 자식은 오직 한 명, 9명의 소실 자식들, 저택 안에 무겁게 드리운 죽음의 그림자.... 그리고 이 모든 것들을 관통하는 하나의 주제는 물고 물리는 거짓말입니다.
시간이 흐르며 자명은 민우가 자신에게 청혼한 진짜 이유를 궁금해하게 됩니다. 커다란 저택에서 벌어지는 많은 일들은 지극히 비현실적이며, 그 안에서 자명은 남편인 민우에게조차 위로받지 못하고 아들 윤명이와 함께 외롭고 고독한, 정확히는 저택의 다른 가족들과는 이질적인 삶을 살아 나갑니다.
박완서가 아니었더라면, 이 이야기는 끌어 나가기 쉽지 않을 정도로 그 배경이나 사건의 흐름이 유치하고 비현실적입니다. 분명 추리 소설의 형태를 갖고 있지만 흔히 기대하는 탄탄한 구조나 숨 막히는 전개, 놀라운 복선 같은 것을 갖추지는 못했습니다. 그럼에도, 박완서는 무슨 일이 있어도 결말을 보지 않고는 못견디도록 독자를 부추깁니다.
다시 한 번 박완서 선생의 빈 자리를 뼈저리게 느끼며 마무리합니다. 선생이 무척 그리운 오늘입니다.
덧: 빛편지 군의 이번 달 마감이 불투명합니다.(개인사정이 있다는 말을 주말에 전해들었습니다.) 이달 마감을 지키지 못하면 한동안 빛편지군 없이 3인체제로 가려고 해요.
그리고 이 숨겨진 쌍둥이 형제를 아주 처절하게 조각조각 찢어발겨 그 해체된 시신을 드러내보여주는 박완서 선생의 작품이 여기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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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혼모 자명이 폴짝폴짝(?!) 살랑살랑, 가벼운 발걸음으로 점집에 들어서는 도입부 부터가 아주 평이하지는 않습니다. 그녀가 아들이 얽힌 문제에 있어 사람들을 대하는 방식, 자신의 아들과 그 아들의 친부를 기리는 방식 같은 것들은 비상식적이고 일견 기묘합니다. 그리고 이것은 어떻게 보면 그녀 자신을 위한, 그리고 아들을 위한 자기 방어적 거짓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이의 아버지가 죽었음을 분명히 알고 있지만 그것을 인정하지 않는 태도.
하지만 그녀의 이런 연약한 거짓말을 눈치채는 사람, 갑부집 아들 민우가 나타나면서 그녀의 거짓말에는 균열이 생깁니다. 심지어 민우는 자명에게 손을 내밀어 혼인을 청하죠. 그리고 생뚱맞게도 자명은 그의 손을 잡아 그 청혼을 받아들입니다. 과연 민우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걸까요?
적실 자식은 오직 한 명, 9명의 소실 자식들, 저택 안에 무겁게 드리운 죽음의 그림자.... 그리고 이 모든 것들을 관통하는 하나의 주제는 물고 물리는 거짓말입니다.
시간이 흐르며 자명은 민우가 자신에게 청혼한 진짜 이유를 궁금해하게 됩니다. 커다란 저택에서 벌어지는 많은 일들은 지극히 비현실적이며, 그 안에서 자명은 남편인 민우에게조차 위로받지 못하고 아들 윤명이와 함께 외롭고 고독한, 정확히는 저택의 다른 가족들과는 이질적인 삶을 살아 나갑니다.
박완서가 아니었더라면, 이 이야기는 끌어 나가기 쉽지 않을 정도로 그 배경이나 사건의 흐름이 유치하고 비현실적입니다. 분명 추리 소설의 형태를 갖고 있지만 흔히 기대하는 탄탄한 구조나 숨 막히는 전개, 놀라운 복선 같은 것을 갖추지는 못했습니다. 그럼에도, 박완서는 무슨 일이 있어도 결말을 보지 않고는 못견디도록 독자를 부추깁니다.
다시 한 번 박완서 선생의 빈 자리를 뼈저리게 느끼며 마무리합니다. 선생이 무척 그리운 오늘입니다.
덧: 빛편지 군의 이번 달 마감이 불투명합니다.(개인사정이 있다는 말을 주말에 전해들었습니다.) 이달 마감을 지키지 못하면 한동안 빛편지군 없이 3인체제로 가려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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