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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201103 / 몰입] 복고의 세계로 by 빛바랜편지

  이미 몇 번의 포스팅이 있었지만, (꽤 많이) 지난 노래들을 좋아하는 편이다. 내 닉네임 또한 그 취향을 반영한다. 오랜 세월이 지나도 이름이 남아있는 것이 명작이듯 옛 노래들을 돌아보면 주옥같은 노래들이 많은 법이기에, 게다가 지난 세월의 유행이나 사상을 유추해 볼 수 있는 재미는 무엇과도 비견할 수 없기에 난 옛 것들을 사랑한다.

특히나 시간 지난 것에서만 느껴지는 매력적인 이질감은 그 음악에 몰입할 수 밖에 없게 한다.

 따라서 이번 포스팅에서는 내가 격하게 몰입했던 옛 노래들을 소개하기로 한다.



<옥슨80 - 불놀이야>

 


 고등학교 시절 심하게 몰입했던 노래다. 중독적인 베이스라인의 반복, 맛깔스러운 오르간 음색이 듣는 자의 기분을 절정으로 치닫게 하는 힘이 있다. 반복적인 패턴이 반복되다가 어느 순간 모든 악기는 멈추고, 홍서범은 외친다.

"야, 불이 춤추는데?"

이 감탄사. 불이 너무 신기하다는 것인지, 내 마음 속 커다란 고뇌와 의문이 해결된 쾌재인지. 이 부분이 너무 좋아서 이 부분만을 기다리며 미친듯이 반복해서 들었던 기억이 있다. 나의 취향을 용납(?)하던 친구녀석과 함께 있을 때면 저 감탄사를 이따금 내뱉어주곤 했는데, 그 때 마다 친구녀석마저도 날 이해할 수 없다는 듯이 나를 바라보곤 했다.

(다만 이 버전은 내가 들었던 것과 다르다. 전해지는 느낌이 훨씬 적으나 양해해주시길.)





<송창식 - 담배가게 아가씨> 

 

 기존에는 볼 수 없었던 괴짜같은 가사와 창법. 진솔하며 친숙한 가사.
 실은 윤도현의 재해석 버전으로 먼저 접했다. 노래방에 가면 꼭 불렀던 노래지만, 아무데서나 부를 수 있는 노랜 아니었다. "아자자자자" 부분에서 절대 위축되어선 안된다. 

 담배가게 아가씨에게 미리 딱지를 맞은 청년들의 이름이 그 때 그 때의 상황에 따라 바뀌어 불리는 것이 재미있기도 한 노래.





 <임병수 - 아이스크림 사랑>



 모 광고에서 스치듯 들었던 이 노래는 나의 귀를 사로잡았다. '염소'라고 불리는 특이한 발성법, 이해할 수 없지만 자꾸만 빠져드는 스페인어 가사는 복고의 세계에 흠뻑 몰입할 수 있게 해준다. 한 때 가사를 외워서 불러보기도 했다.

 이 영상에선 염소창법이 거의 구현되지 않아 아쉽다.





<오준영 - 사랑의 노래>


  마성의 남자배우 길용우씨가 출연했던 영화 '사랑 만들기'의 삽입곡이다. 
  글쎄, 이 곡은 무슨 설명이 더 필요하랴. 이 애틋한 남녀의 대화 자체가 그 시절의 느낌을 대변한다.





<현경과 영애 - 그리워라>

  

 복고라고 해서 특이한 노래만 좋아할 것이 아니다. 카펜터스를 떠올리게 하는 고운 목소리와 아름다운 멜로디가 일품인 노래다. 실연을 겪고난 뒤 마음이 정리될 즈음에 자주 들었던 노래다. 지나간 추억을 아련하게 기억하기엔 이 노래 만한 것이 없다.
 




 <하수빈 - No No No No No>

 


  나를 제외한 필진분들은 '이게 무슨 복고냐'라고 반문하실 지도 모른다. 비교적 최근 노래다.
  글쎄, 짐작하셨겠지만 이 노래는(어쩌면 영상은) 음악 자체보다는, 저 시절에 전무후무한 미녀가 존재했다는 것에 큰 의의를 두고 싶다. 예쁜척이 지나친 것이 흠이지만, 저런 미녀는 다시 보지 못했다.

  여담이지만, 얼마전 MBC '놀러와'에 강수지와 함께 출연한 모습을 보니 안타까웠다. 강수지가 훨씬 털털하고 예쁘게 늙었더라. 강수지는 우리 어머니와 동갑이지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