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201509 / 팔다] 그건 당신이 금수저이기 때문이지. by 김교주

hanaholic 2015. 9. 24. 23:36

 


나는 세계일주로 경제를 배웠다

저자
코너 우드먼 지음
출판사
갤리온 | 2011-03-25 출간
카테고리
경제/경영
책소개
회사를 박차고 나온 억대 연봉 애널리스트의 살아 있는 세계 경제...
가격비교

 

올해 초여름까지, 나는 작은 독서모임의 일원이었다. 일련의 사건으로 모임장이 탈퇴하고 나자 이래저래 모임은 흐지부지되었고 결국 지금은 모임에서 친하게 지내던 몇몇이 개인적으로 연락을 나누는 정도에 이르렀다. 그리고 이 책은, 4월 무렵 그 모임에서 읽었던 책이다.

 

이 책을 추천한 회원은 경제학도였고, 해당 전공을 살린 직업을 갖고 있었다. 그는 이 책을 추천하면서 자신도 아직 읽어보지 않았지만 경제에 대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쓴 책이기 때문에 이야기할 거리가 많으리라 기대한다고 말했는데 불행히도 회사가 너무 바빠 정작 책에 대해 토론하던 날 모임에 나오지 못했다. 그리고 나를 포함한 나머지 회원들은 모두 "-_-", 이 표정을 한 채 책을 들고 모였다.

 

아직도 그 때의 내 표현을 기억한다.

"자, 이 책을 발제한 분이 여기 안 계시니 영혼의 디펜스를 해줄 사람도 없을테고, 마음껏 깝시다!"

 

코너 우드먼은 억대 연봉을 받던 애널리스트다. 어느 날 갑자기 이렇게 살 수는 없으니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겠답시고 세계를 돌면서 물건을 사들이고 그 물건을 되팔아 이익을 남기는 방식으로 경제 공부를 했다지만 책을 읽고 있으면 이건 경제와는 무관한 여행기에 가깝다. 심지어 경제에 대한 부분은 요만큼도 재미가 었다. 이유인 즉슨.......

 

물론, 어떤 품목을 어디서 어떻게 구매하여 어떤 방식으로 마케팅을 해서 수익을 얻겠는가 하는 일련의 과정들이 존재하지만 거기에는 그가 가진 정보력(분명히 애널리스트였기 때문에 가질 수 있었을)이 어마어마한 파워를 과시하고 있다. 결국 일반 독자가 그의 여행기를 통해 경제나 경영에 대한 관념을 갖기란 불가능에 가깝다는 의미다.

 

그 자리에 모인 우리 가운데 누구도 코너 우드먼 같은 경제력을 갖지 못했고, 그런 정보력 또한 당연히 갖지 못했다. 저자는 이 책을 쓰기 위해 팀을 꾸릴 수 있을 정도의 능력이 있었지만 우리는....... 

 

결국 우리는 그날, 얘가 뭔가를 팔아서 돈을 벌었다는 건 알겠는데 그건 이 자식이 금수저이기 때문이다 라는 아주 우울한 결론을 내렸다. 돈이 돈을 버는 세상이다. 빈익빈 부익부. 그게 이 책에서 얻은 유일한 수확이었다고 한다면 지나친 혹평일까.